팽이 하리의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

엉망진창 남원여행 1일차 _광한루원 본문

팽이 이야기/팽이의 소심한 여행노트

엉망진창 남원여행 1일차 _광한루원

팽이a 2019. 9. 5. 23:43

8월 30일 (금)

9:08 영등포역 출발 - 13:14분 남원역 도착 (무궁화호 1503호) _20,700원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배낭을 매고 남원역으로 향했다. 

출근길이라 사람들이 꽉꽉 차 있는 지하철을 생각하고 갔는데 내가 운이 좋았는지 지옥철이 아니여서 다행이었다. 

 

이 날따라 정말 딱 가을날씨. 

날씨는 따뜻한데 바람은 시원했다. 여행 첫날 출발이 좋았다. ㅎㅎ 

 

기차 타자마자 딥슬립~ 

4시간을 가야했기에 타자마자 눈부터 감았다. 

3시간을 자고 일어나서야 설렁설렁 귀찮음을 이겨내며 오늘 가야할 곳을 알아봤다. 

 

남원역에서 시내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네이버 지도로 뜰아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5시(매우 늦다)여서 짐만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식사는 그냥 지나가다 보인 냉면집에서. (별로였음)

밥을 먹으며 서도역을 어떻게 가나 찾아봤는데 내가 기차에서 알아보며 놓친 게 있었다. 

버스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시간대를 보지 않았던 것이다.

냉면 먹으며 서도역 가는 버스가 몇 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버스 타고 갈 수는 있으나 돌아오지 못할 판이었다. 

 

음..............

여기서부터 나의 일정이 완전히 꼬이게 된다..

 

갈 곳은 잃어버렸고 이미 시간은 2시를 넘었기에 빨리 어디라도 가고 싶었다. 

이러다 아무곳도 못가는 거 아닌가 하는 이상한 불안감을 느꼈다. 

(전~~~~혀 그럴 필요 없었는데...ㅠㅠ)

 

그래서 가장 만만한 광한루원을 가게 되었다. 

 

 


광한루원이 만만했던 이유는 

가깝고, 남원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였기 때문이다. 

 

광한루원은 우리나라 4대 누각의 하나인 광한루와 더불어 하늘의 옥황상제가 살던 궁전을 지상에 건설한 인간이 신선이 되고픈 이상향으로 월궁과 같다하여 얻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광한루원 홈페이지의 설명은 매우 거창한 듯 보인다.

그러나 입이 떡 벌어질만한 멋진 풍경이나 웅장하고 근사한 옛 건물을 기대하고 광한루원을 찾는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광한루원은 잘 꾸며진 한국식 공원 같았다. 

풀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쉼터가 되어주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산책하기 좋은 공원 말이다. 

광한루 자체는 그리 넓지 않아 그냥 뚜벅뚜벅 열심히 걸어다니기만 하면 30분이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광한루에는 문이 총 3군데가 있는데 남원예촌 쪽의 문 하나, 목기상가들이 쭉~ 모여있는 곳으로 하나, 그리고 정문이 있다. 나는 목기상가 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그 문으로 들어가서 정말 광한루와 어울리지 않는 토끼 캐릭터를 지나 걸으면 정자?가 나온다. 

이 2층짜리(?) 정자는 광한루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마루 같은 곳이 있어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아 있을 수 있다. 

사실, 거기서 보는 풍경은 특별한 것 없는 풍경이었는데 아래로 광한루원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앉아있는게 그냥 좋았다. 

 

정자를 내려와 왼쪽으로는 춘향이와 관련된 곳들 오른쪽에는 오작교가 있다.

광한루원은 춘향이와 몽룡이가 처음 만난 곳이기에 광한루원(뿐 아니라 남원) 곳곳에는 춘향이를 어필하고 있다.

한쪽에 보이는 초가집은 월매의 집으로 춘향이의 엄마의 집을 꾸며놓은 듯 했다.

그냥 한번 쭉~ 훑고 나오기 좋다. 

월매의 집 옆 쪽에는 춘향이가 탔을 법한 그네와 형벌체험, 고리 던지기?등의 체험 놀이가 있다. 

저 그네를 보자마자 너무 타고 싶었는데 이 때 마침 짧은 치마를 입고 있어서 차마 타지 못했다. ㅠㅠ 

형벌 체험도 혼자 하기엔 좀....

그래도 꿋꿋이 옆에 있던 고리 던지기를 하며 놀았다. 

내 옆에선 초딩이 열심히 투호 던지기를 하고 있었다 ㅋㅋㅋ 

 

그리고 조금 더 걸으면 춘향관이 나온다.

맞겠지? 춘향관?..... 한자를 몰라서....

춘향전에 대한 전시관으로 안에 춘향관 뒷문으로 나가면 보이는 또 다른 건물에서는 옛날 춘향이 영화도 틀어주고 있었다. 옛날 영화인데 은근 재밌었다.

그리고 완전 앳된 조승우가 몽룡이로 나와서 놀랐다. ㅋㅋㅋㅋ

 

춘향전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는데 화면 속 그림들이 참 예뻐서 기억에 남는다.

 

자, 이렇게 춘향이와 놀았으면 풍경보며 산책하러 Go!

아까 2층 정자 쪽으로 다시 걸어가면 오작교를 만날 수 있다.

작은 연못 사이를 이어주는 오작교와 그 뒤에 보이는 광한루를 보고 있으면 그 오작교를 걸어가는 사람들까지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어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한 멋이 있다. 

 

그래서 나는 저 사진 속 풍경이 보이는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있었다. 

개인적으로 저 곳이 광한루원에서 가장 멋있는 곳이었다. 

 

한참을 앉아있다 일어나 다시 걷다보니 가마체험 하는 곳을 발견했다. 

이름이 몽룡이의 가마체험? 이었던 것 같다(정확하지 않음)

암튼, 처음에는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그래도 해볼 건 다 해보자라는 마음에 가서 물어보니 무료란다. 

'저 할래요!' 

혼례복 같은 화려한(좀 촌스러운/ 내가 촌스러운 걸수도..) 한복 겉옷을 입혀주고 바퀴 달린 가마 위에 올라탔다. 

저렇게 앉아 있으면 남자 두분이 나와서 앞뒤로 열심히 밀어준다.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근데, 너무 짧게 달린다 ㅠㅠ 무료이니 이걸로 만족해야지

 

접수 받아주는 여자분이 매우 친절하셔서 기념사진도 여러장을 착착 찍어주셨다. 

(남원 분들은 기본적으로 정말 다들 매우 친절하시다^^)

음.... 사진이..... 왜.... 옛날 분위기가 나지...

암튼 혼자서도 즐길 건 다 즐겼다 ㅋㅋㅋ 

 

관광지로서는 역시 심심하게 느껴지고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지만 공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름 잘 꾸며진 곳이었다. 

내가 갔던 때는 평일이었기에 사람도 많지 않았고, 더 심심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실제로 토요일에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고 적혀있었다. 

(다음날 나는 이 행사를 보러 다시 광한루원에 찾았다. ㅋㅋㅋㅋ)

 

광한루원에 들어서면 국악이 흘러나온다. 

처음엔 국악을 틀어주는 게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광한루원을 걸으며, 앉으며, 산책하다 보면 그 국악이 광한루원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 깨닫게 된다.

국악이 잘 어울리는, 옛 선조들이 마실 나왔을 한국식 공원 같은 광한루원이었다. 


 목기 상가 쪽에 춘향VR체험관에서 VR체험을 하면 한복 2시간 무료

나는 이걸 몰랐다....

광한루원으로 향하는 길에 춘향VR체험관을 봤는데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지나쳤었다.

그리고 광한루원 구경 다~ 하고 나온 후에 그래도 해보자 라는 생각에 아까 지나쳤던 춘향VR체험관으로 향했다. 

그네타기는 3,000원 / 가마타기는 5,000원

나는 싸게 그네타기를 선택했다. ㅋㅋㅋ

VR체험 속에서 나는 그네를 타면서 하늘 끝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360도 빙그르르 회전도 했다. 

처음하는 VR체험이었는데 재밌었다. 근데 끝날 때쯤엔 약간 어지러웠다. 

만족스럽게 나가려는데 VR 체험을 하신 분에게는 한복을 2시간동안 무료로 대여해주신다고 설명해주셨다.

.......

그랬다. 나는 순서를 잘못 정했다...ㅠㅠ

이곳을 먼저 들렸다가 한복을 입고 광한루원으로 갔어야 했다. 

 

아무래도 이 한복이 아까워서 혹시 내일 대여 가능하냐고 여쭤보니 상냥하신 직원분께서 원래는 당일에만 가능한데 특별히 해주신다며 영수증을 가지고 내일 오라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무료 한복이 아깝고, 한복을 입고 싶어서, 토요일에 진행하는 행사를 보기 위해서, 나는 다음 날 다시 3,000원을 내고 광한루원을 방문했다.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어의없는 루트...)



점심(냉면) : 7,000원

광한루원 입장료 : 3,000원

춘향VR체험관 그네타기 : 3,000원

 

현재까지 : 33,700원 사용.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