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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남원여행 1일차 _ 춘향 테마파크 본문

팽이 이야기/팽이의 소심한 여행노트

엉망진창 남원여행 1일차 _ 춘향 테마파크

팽이a 2019. 9. 10. 22:06

광한루원을 나와 걸어서 10~15분이면 걸 수 있는 춘향 테마파크로 향했다.

이전에 친구와 내일로로 남원을 찾았을 때 같던 곳이었다. 

그때는 겨울이었고 솔직히 기대감에 찾은 춘향테마파크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진 못했다.

나무는 휑했고, 겨울이라 체험거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번 여행에서도 춘향 테마파크를 굳이 갈 생각은 없었다.

계획이 어긋나면서 아는 곳을 가게 된 것 뿐이었다. 

지금은 여름이니까, 겨울과는 다르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확실히 그 때와는 가는 길부터 달랐다. ㅋㅋㅋ 

강 쪽으로 내려가니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공간이 있었다.

몽룡이랑 춘향이가 꽃들 사이에서 장난스레 서로를 보고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흔들의자도 있었다.

얼마 걷지도 않았지만 난 또 그 흔들의자에 앉아서 앞에 있는 춘향이랑 몽룡이 보면서 여유를 즐겼다. 

어쩜 멀리 보이는 다리까지 멋있었다 ㅋㅋㅋ 

앉아있는게 지겨워질 때쯤 일어나 그 뒤로 이어진 길을 걸었다.

길 옆에는 위 사진 같은 글귀들도 있었고 포토스팟도 몇 군데 있었지만 나를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패스!~ 

강 옆 길이 끝나고 다시 위로 올라오니 이번엔 요상한 길이 나타났다. 

사랑의 안개길? 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은데 저 연기같은 걸 뿜고 있는 곳에서 미스트 처럼 물이 분사된다.

음.... 솔직히 이 길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그래도 덕분에 광한루원에서 춘향 테마파크까지 걸어가는 길이 지겹지 않았다.

짧은 거리지만 신경쓴게 느껴졌다. 

 

입구에서 표를 사고 길다란 에스컬레이트를 올라가니 국궁체험이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재밌어 보여서 안내판을 따라가니 진짜 과녁과 활과 조선시대 군병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체험이 끝난 건지 정리하는 분위기였다.

불안한 마음에 가서 더듬거리며 "저기.. 활... 할 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내 물음에 활을 정리하던 군병 옷 입은 분이 웃으시며 "당연하죠" 라고 밝게 대답해주셨다. 

나는 유료체험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무료였다. 

앗싸! ㅋㅋ 

친절하게 알려주신대로 활을 쏘는데 과녁에 맞아도 꽂히지 않고 통통 튕겨나왔다. 

조선 군병분이 들고 계신 화살이 거의 떨어져가는데도 꽂히지 않자 오기가 발동했다. 

 

"이거 몇 발 쏠 수 있어요?"

"원하시는 만큼 하세요^^"

"아, 진짜요? 그럼 저 활 하나만 꽂힐 때까지 해도 될까요?"

"네네^^ 마지막 손님이라서 원하실 때까지 하셔도 되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친절하셨다!

들고 계신 화살을 다 쏜 후에도 맞지 않아 쏜 화살을 싹 주어다 한번 더 했다. 

다행히 2번째 판의 마지막에 활을 딱! 꽂을 수 있었다. 

 

정말 친절하셨던 게 활을 쏘는 내내 옆에서 '너무 잘하신다.' '가르쳐드릴게 없다.' '자세가 좋다' 하면서 계~~속 칭찬해주셨다.

화살이 계속 빗나가는데도... ㅋㅋㅋㅋ

활이 딱 꽂혔을 때도 '여자 분들은 잘 못 꽂으시는데 진짜 잘하신다'면서 칭찬해주셨다. 

 

나는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단순한 사람이라 조금 민망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ㅋㅋㅋ 

 

마지막에 활을 딱! 꽂고 기분 좋게 인사하며 나왔는데 알고보니 국궁체험은 4시까지란다. 

내가 활 쏠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가 4시였다.ㅎㅎㅎ

나 때문에 퇴근이 미뤄졌는데도 너무너무 친절하셨다.

 

역시 남원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 

 

즐거웠던 국궁체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춘향테마파크를 돌아봤다.

음.. 나의 감상평은 겨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

춘향 테마파크는 춘향전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춘향이와 몽룡이가 만나고 헤어지고 수청들길 거부해서 고난을 당하고 암행어사로 나타난 몽룡이가 춘향이를 구하는 데까지의 스토리를 볼 수 있다. 

 

나름 잘 꾸며놓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난 넓은 부지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번엔 겨울에는 보지 못했던 걸 볼 수 있었다. 

가장 높이 있는 정자에 올라가니 남원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탁 트인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속까지 탁 트여지는 것 같았다. 

바람이 많이 불긴 했지만 보이는 풍경이 좋아 내려가기가 싫었다.

분명 정자에 의자만 있었으면 훨씬 오래 있다가 내려갔을거다.

거기까지 올라가니 다리가 아파 오래 서있기 힘들어 아쉬움을 뒤로 한채 내려갔다. 

 사실 춘향 테마파크는 여러가지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대부분의 체험이 오후 3~4시면 끝나기 때문에 춘향 테마파크를 찾을 땐 오전이나 점심 때쯤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갔을 때는 이미 4시였기에 체험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국궁체험을 할 수 있었던게 정말 행운이었다. 

 

이래서 여행은 정보가 있어야 한다...

 

춘향 테마파크를 나와서 원래는 전망대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뚜벅이로 갈 엄두가 안나서 가다가 돌아 내려가며 아무 카페나 들어가 쉬었다. 

이젠 조금만 걸으면 다리가 아파 쉬어줘야 한다 ㅠㅠ 

원래는 밥 먹으면서 쉴라 했는데 1인분 식사가 되는 곳이 없어서 카페로...ㅠㅠ 


입장료

같은 날 광한루원을 가면 춘향 테마파크 할인

 


 

 

입장권 3,000원

카페 바닐라라떼 4,500원

 

현재까지 : 41,200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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