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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야마 슌도 -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샘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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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야마 슌도 -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샘터]

팽이a 2019. 10. 27. 19:27


* 이 책을 두 번 읽어보지는 않을 것 같다. 


  높은 언덕과 땅에는 연꽃이 나지 아니하고
  낮고 습한 진흙에서야 이 꽃을 피우나니           
                                                                     - <유마경>

… 진흙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서 도망치려고 하지는 않는지요? 건강은 좋지만 병은 안 된다, 이익은 좋지만 손해는 보기 싫다, 성공은 좋지만 실해는 안 된다. 사랑은 좋지만 미움으로부터는 도망치고 싶다… 내 주변에 여러 가지 감정의 진흙이 소용돌이치고, 내 안에서도 스스로 외면하고 싶은 진흙이 때때로 뿜어져 나옵니다. 한없이 꽃을 쫓지만 진흙은 마다하고 외면한 채 도망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연꽃은 그 다음에 이런 말을 건네지요.
  "진흙은 꽃을 피워내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진흙이 없으면 꽃은 피지 않지만 그렇다고 진흙은 꽃이 아니지요."
  진흙이 없으면 자라기는커녕 꽃도 피울 수 없습니다. 진흙은 재료로서 중요하지만 꽃은 아닙니다. 연꽃이 진흙의 색과 향을 담아낸다면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겠지요. 진흙의 모습도 향도 답지 않기에, 그 청초한 꽃을 피울 수 있기에, 사람들은 보상으로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23~24p)







  '나는 등에에 지나지 않았구나'라고 깨닫는 나는 등에가 아닙니다. 이 이야기에서 두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배움은 등에가 '여기밖에 나갈 수 없다'라고 머리를 계속 창문에 부딪히는 것입니다. 달리 생각해보십시오. 앞만 보지 말고 왼쪽, 오른쪽, 위, 아래로 눈을 돌려보세요. 자세를 바꾸는 순간 어디에나 출구가 있다고 속삭일 겁니다.
  또 하나의 배움은 사람은 슬픔, 고통에 부딪히면 멈춰서고 되돌아봅니다. 어디가 아팠던 것인가 하고 지금까지 걸어온 자신을 돌아보는 또 하나의 자신이 탄생합니다. 등에에 지나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기 위해서는 등에가 아닌 눈을 갖춰야만 합니다. 등에였던 자신과 등에가 아닌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43~44p)







  장례를 겪으며 배워야 하는 한 가지는 떠나는 자의 마지막 유언을 들음으로써 '언제 죽음이 찾아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도록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70p)







  '바꾸어가는 주인공은 나이고, 내가 지금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달렸다'라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 부부처럼 어딘가에 안식처는 있겠지만 그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나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바꾸는가의 주인공은 나 외에는 불가능하니까요. 성심을 다해 나의 인생을 빛으로 바꾸어가고 싶습니다. (118p)







  사람은 어디에나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디를 향하든
  자신보다 사랑하는 걸 찾아내기 힘드나니.
  그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은 더할 나위 없이 사랑하고.
  그러기에 자신을 참으로 사랑하는 자는
  함부로 다른 이를 해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 <상응부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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