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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하리 이야기/하리의 작은 책방 (50)
팽이 하리의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

1. 멜랑콜리아 그는 나를 달콤하게 그려놓았다 뜨거운 아스팔트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나는 녹기 시작하지만 아직 누구의 부드러운 혀끝에도 닿지 못했다 그는 늘 나 때문에 슬퍼한다 모래사막에 나를 그려놓고 나서 자신이 그린 것이 물고기였음을 기억한다 사막을 지나는 바람을 불러다 그는 나를 지워준다 그는 정말로 낙관주의자다 내가 바다로 갔다고 믿는다 2. 어느 날 바다는 에메랄드빛 커다란 눈물방울이었다가 모래 한 알 속에 전부 스며들었다. 나는 흰 양파를 썰며 웃었다. 불꽃을 아무렇게나 던지며 너는 마멀레이드를 씹었다. 차가운 야구공이 운동장을 굴러다녔다. 수평선의 새들은 소리 지르며 파란색으로 추락했다. 흰 고래에게 한쪽 귀를 선물했다. 너는 오늘도 마셔야 했다. 하늘의 물렁한 바닥이 다 드러나도록. 진흙 구..

착취는 정확하게는 신체상의 재산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한 당사자의 수중에 명령의 권리를 줄 때 가능하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착취할 수 있고 남편은 아내를 착취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노동자와 아내는 고용계약과 결혼계약을 통해 고용주와 남편에게 복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25p 요컨대 가부장적 권리라는 이전 세계의 자취는 계약이라는 새로운 시민적 세계에 선행하는 것이다. 즉 가부장제는 메인 경(Sir Henry Maine)이 구세계로부터 신세계로의 변화를 "신분에서 계약으로의 운동"이라고 규정했을 때의 '신분'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계약은 예속적인 신분 질서나 가부장제와는 대비되고 반대되는 자유로서 그 의미를 획득한다. - 26p 개인들이 신체상의 재산을 가진다는 관념은 계급과 가부장적..

1. 문신 문신을 새기는 사람이 말했다. 무엇이든 오래 지속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나에게는 오랜 시간을 바쳐 오래 간직하고 싶은 무엇이 없었다. 아니,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51p 영원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면 문신 같은 건 가질 수 없을 거라고, 그는 타이르듯 말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간다고, 영원을 감당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그는 위로하듯 말했다. 나는 일생을 영원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그때 들었다. -52p 가능하면 슬픔을 오래 지속시키는 것이, 그렇게 하여 긴 시간을 들여 싹을 틔우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문신을 얻는 방법이라고. 아름다운 순간이 지나간 후 슬픔에 잠겨 있을 용기가 없다고,..

1. 흑백사진 흑백사진을 찍으려면 흑백필름을 넣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사진을 찍은 후에, 음, 이 사진은 컬러보다 흑백 쪽이 좋겠어, 하고 수정을 가하여 흑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름을 끼울 때 둘 중 하나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한 번 끼운 필름을 중간에 교체하기는 어려우니 그때부터 카메라에 담기는 모든 풍경과 인물은 흑백이 된다. 가끔 이런 장면은 컬러로 찍어야만 그 맛이 사는데, 싶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남은 필름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이 나오기도 하고 드물게는 신선하고 독특한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에는 그런 것이 많았다. 조금 참아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그래도 안 되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일들. 뭐든지 마음대로..